헝가리의 전 총리가 16년 만에 물러난 것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경제와 포퓰리즘의 대결에서 민심이 돌아선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은 'TV와 냉장고의 싸움'이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정치적 선전(TV)과 국민의 경제적 현실(냉장고) 중 어느 것이 선거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의미하는 말로, 이번 헝가리 총선에서도 그 의미가 더욱 깊이 있게 드러났다.
오르반 총리는 장기집권 동안 언론과 재계를 장악하며 반시장적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다. 공공요금 인하, 연 3% 고정금리의 주택담보대출, 공무원 주택 보조금, 세 자녀를 둔 어머니에 대한 평생 개인소득세 면제, 휘발유·경유 가격 상한제 등 달콤한 선심성 정책을 마구 쏟아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결국 미래 성장을 갉아먹는 부담으로 돌아왔고, 국민들은 이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는 여전히 TV를 통해 일방적인 선전을 펼쳤다. 친정부 언론사에는 정부 광고비를 몰아주고, 독립 언론에는 벌금을 물리는 식으로 시장을 재편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으로, 일방적인 프로파간다와 참여형 쌍방향 소통의 대결이 펼쳐졌다. 야당 대표 페테르 머저르는 디지털 콘텐츠의 문법을 이해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첩하게 소통하며, 흑색선전을 밈으로 유머러스하게 역이용했다.
결국, 스마트폰의 완승이었다. 오르반 총리는 TV와 냉장고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없게 되었고, 이는 그의 패배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경제와 포퓰리즘의 대결에서 민심이 돌아선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흥미진진한 이야기일 수 있다. 헝가리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경제 권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공약 이행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